저출산 돌파구로 시작...건강관리 열풍에 3년 새 176% 성장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공무원준비생 김모씨(24)는 매일 저녁 운동 후 단백질바를 챙겨먹는다. 갈증해소를 위한 음료를 고를 때에도 이왕이면 단백질이 함유돼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고 했다. 김씨는 "다이어트 차원에서 먹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먹기 좋고 건강에 좋을 것 같은 느낌이다. 간식거리로도 괜찮아서 쟁여두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몸 관리 열풍이 불면서 단백질 보충용 식품이 부상하고 있다. 롯데칠성, hy 등 식품업체들이 속속 단백질 시장에 뛰어들어 세를 넓히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단백질 식품 시장은 최근 급격히 성장했다. 단백질 식품 시장은 지난 2018년 890억원에서 2019년 144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2460억 규모로 늘어 3년 간 176% 성장했다. 올해는 3430억대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매일유업, 저출산 돌파구로 시작...건강관리 열풍에 호조
단백질 식품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기업은 매일유업이다. 매일유업은 지난 2018년 10월 성인 영양식 '셀렉스'로 단백질 시장에 진출했다. 저출산 심화로 유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자 돌파구로 성인을 대상 단백질 보충용 식품을 내놓은 것이다.
출시 당시 주요 타깃층은 근감소증을 겪는 중·노년층이였다. 근감소증은 노화로 인해 근육이 감소하는 질환으로 40대 이후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근감소증과 연관지어 셀렉스의 홍보를 강화해 질병 예방차원에서 단백질식품을 보충한다는 개념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07.23 romeok@newspim.com |
그런데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전 연령대로 확산되면서 급성장세를 탔다. 셀렉스는 출시 이듬해인 2019년 매출 250억원에서 지난해 500억원으로 두 배가량 올랐다. 출시년도부터 지난 5월까지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는 8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유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일하게 성장하는 분야가 단백질 식품"이라며 "40대 이후 연령층이 주요 고객층이었지만 최근에는 단백질 섭취로 근육을 키우려는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운동족' 잡아라...식품업계, 단백질로 젊은 세대 공략
최근 단백질 식품은 운동족 등에게 사랑받으며 덤벨경제(건강이나 체력 관리를 위한 지출을 표현하는 용어)의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리온이 지난 2019년 출시한 '닥터유 단백질바'는 운동족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7% 고성장했다. 지난해 6월에 출시한 마시는 단백질 '닥터유 드링크'는 지난 6월에만 1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칠성도 지난해 1월 파우더 형태의 초유프로틴365를 내놓으며 단백질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최근 음료형태의 마시는 초유프로틴365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했으며 편의점,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 증대를 꾀하고 있다.
hy와 빙그레 등 후발주자들도 단백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hy는 지난 5월 단백질 전문 브랜드 '프로틴코드'를 론칭하고 마시는 단백질인 프로틴코드 드링크를 내놨다. 이어 최근에는 파우더 형태의 프로틴코드 파우더를 출시했다. 빙그레는 지난 4월 단백질 브랜드 '더:단백'을 론칭했다. 마시는 음료 형태의 단백질 제품으로 우유 단백질과 초코를 블렌딩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07.15 romeok@newspim.com |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단백질 식품의 경우 씁쓸한 맛이나 걸쭉한 식감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식감이나 목넘김을 가볍게 업그레이드 하거나 단백질 종류를 다양화하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이직 단백질 시장이 초기단계인만큼 저변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백질 식품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단백질 보충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섭취는 금물이라는 것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백질 보충용 식품으로 식사를 대체하거나 과다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단백질 식품 형태로 단백질을 섭취하면 권장량보다 많은 양을 먹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신장기능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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