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거리두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외식업계가 엔데믹과 함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운영 매장 수를 줄이는 대신 주요 매장을 고급화하는 전략이다. 인건비와 식자재 조달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에 가성비보다는 프리미엄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식품·외식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외식 브랜드들은 최근 매장 규모를 넓히고 음식의 질을 높이는데에 집중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 250석 규모의 ‘빕스 프리미어 다산점’을 열었다고 13일 밝혔다.

빕스 프리미어 매장은 일반 매장과 달리 스테이크와 와인에 특히 집중하는 고급 다이닝 매장이다. 빕스는 작년 하반기부터 제주, 부산, 인천 송도 등 주요 지역의 매장을 ‘프리미어’ 매장으로 재개점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리뉴얼 이후 점포당 하루 평균 매출 증가율은 제주점 196%, 부산W스퀘어점 101%, 송도점 72%를 나타냈다.
동탄시에 위치한 애슐리 퀸즈에서 시민들이 뷔페를 이용하고 있다.(사진=이랜드)
동탄시에 위치한 애슐리 퀸즈에서 시민들이 뷔페를 이용하고 있다.(사진=이랜드)
이랜드이츠의 애슐리 또한 구조조정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코로나19가 극에 달했던 2020년부터 애슐리 클래식·더블유 등 일반 매장을 프리미엄 매장인 애슐리퀸즈로 전환해왔다. 일반 매장 메뉴가 80종에 불과하다면 퀸즈 메뉴는 200가지가 넘는다

매장 개편 이후 매장 수는 2019년 말 대비 10% 줄었지만 애슐리퀸즈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35% 늘었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 동탄시에 오픈한 애슐리퀸즈의 경우 연달아 오픈한 두 개 매장의 거리가 5㎞에 불과하지만 두 매장 모두 월 매출 5억원 이상을 내고 있다”며 “전 매장 프리미엄화를 통해 점당 매출이 코로나 이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bhc가 운영하는 아웃백의 경우 고척아이파크몰점(올해 1월), 기흥롯데아울렛점(작년 12월) 등 최근 대형 복합 쇼핑몰에 새로 매장을 냈다. 복합몰의 경우 쇼핑, 문화생활, 여가생활을 동시에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고객이 찾는다. 해당 지역 상권 중심지에 위치한데다가 주차 공간이 확보돼있어 외식업체 입장에서 업장 운영의 부담도 덜하다. 아웃백은 올해에도 복합몰을 중심으로 매장 출점을 지속할 계획이다.

외식 브랜드들이 대형화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신도시나 비수도권에서 유명 매장이 들어서면 해당 업장은 지역의 ‘핫플레이스’가 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비수도권의 주요 매장들은 크리스마스에 100팀 이상이 대기하고 연말 연초 예약이 조기에 마감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고려하더라도 대형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식자재 조달, 매장 인력 채용 등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일반 매장을 여러개 운영하기보다는 적은 매장을 집중 관리하는 것이 더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