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베지가든
농심 베지가든
비건푸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고기를 얻기 위한 가축 사육이 비윤리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비건푸드는 고기 생선은 물론 달걀 우유와 같은 동물성 식재료를 전혀 쓰지 않은 먹거리를 의미한다.

가축이 내뿜는 탄소가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비건푸드를 고르는 소비자도 많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6.5%에 이른다. 가축의 트림과 방귀로 배출되는 메탄이 온실가스의 일종이다. 이산화탄소보다 지속 시간은 짧지만 훨씬 더 강력한 온실효과를 유발한다.

9일 G마켓에 따르면 올 1분기 이 회사에서 판매된 비건푸드(주문 상품 수량 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었다. 2019년 1분기에 비해서는 64%, 2018년 1분기보다는 77% 증가했다. 히트상품은 비건 빵이다. 지난해보다 주문량이 1150% 급증했다. 비건 만두 역시 판매증가율 135%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건푸드의 주된 소비자가 채식주의자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으로 ‘비건푸드=착한 소비’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육식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비건푸드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잇달아 비건을 내세운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비건푸드가 확장성이 큰 시장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라면 시장은 비건 제품의 격전지로 바뀌었다. 풀무원이 출시한 비건 인증 라면 ‘자연은 맛있다 정면’은 출시 6개월여 만인 지난달 판매량 300만 봉지를 넘어섰다. 삼양식품도 ‘맛있는라면 비건’을 출시하고 비건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림 비건만두
대림 비건만두
사조대림은 비건 만두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고기를 넣지 않고 콩비지와 두부 등으로 만두소를 만든 ‘대림선 0.6 순만두’를 출시했다. 지난해에도 100% 순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림선 0.6 채담만두’를 선보인 바 있다.

샘표도 콩을 발효한 천연 성분으로 만든 조미료 ‘연두’를 필두로 비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샘표는 지난해 말 채소 집밥 요리책을 내놓고, 비건 페스타에도 참가했다. 농심은 올해 초 비건 식품 브랜드인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베지가든 브랜드로 식물성 대체육과 치즈 등 18개 제품을 선보였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