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G마켓-옥션 매각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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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몸값만 5조원’ 예상… 2019년 기준 거래액 19조원 달해
‘1세대 온라인 쇼핑’ 세대교체 의미
높은 가격에 매각 성사여부 미지수

미국 이베이가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업체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단순히 상품을 중개하는 역할에 그쳤던 ‘1세대 온라인 쇼핑’ 시대가 저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온라인 시장 점유율 1위였던 온라인 쇼핑몰 업계의 공룡이 매물로 나오게 된 만큼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 온라인 쇼핑 지각 변동
20일 이베이 본사는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전략적 대안을 평가, 검토, 타진하는 절차를 개시했다”며 “주주들을 위해 가치를 극대화하고 사업의 미래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이베이가 2019년경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주말쯤 본사에서 모종의 발표가 있을 거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전했다. 박주만 이베이 아태총괄 대표도 이베이코리아 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일을 통해 “본사의 발표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옵션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은 국내 온라인 쇼핑 업계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최근 국내 온라인 시장은 물류센터 및 배송 인프라 구축, 직매입을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 등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네이버쇼핑, 쿠팡, SSG닷컴 등의 신규 업체들이 급격히 성장하는 추세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전통적 오픈마켓 형태에 치중하며 심화되는 온라인 쇼핑업계의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베이는 한때 국내 오픈마켓 점유율 70%를 넘는 독보적인 사업자였지만, 2010년 20%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이 2019년 5.7%로 떨어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본사도 현재의 오픈마켓 모델로 추가적 투자 없이 시장 점유율을 올리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매각을 결정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몸값만 5조’ 매각 성사 여부는 미지수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인터넷 쇼핑몰 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2019년 기준 거래액이 19조 원(업계 추산)에 달하는 데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업계에서 유일하게 15년 연속 흑자 기록을 세웠다. SSG닷컴과 쿠팡 등 경쟁 온라인 쇼핑몰 업체가 영업 적자인 상황과 대조된다.

하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매각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는 매각가 5조 원 이상을 염두에 두고 국내외 유통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에 매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날 이베이코리아는 전항일 이베이재팬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2018년 이베이재팬 사장에 취임한 뒤 일본 쇼핑몰 큐텐을 인수한 인수합병(M&A) 전문가 전 사장이 매각 이슈와 더불어 이베이코리아의 체질 개선에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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