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궤도 접어든 ‘이커머스’, 투자 ‧인력 경쟁이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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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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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0% 고성장에서 올해 10% 안팎 성장 둔화 전망
쓱닷컴, 컬리, 오아시스 등 IPO 추진
거래액‧개발자 경쟁 치열…수익성 개선 어려울 듯
한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다.ⓒ픽사베이
[데일리안 = 최승근 기자] 코로나19 시대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던 이커머스 시장이 올해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여전히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올해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의 증시 상장으로 투자 유치 경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도권을 잡기 위한 IT개발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건비 등 지출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최근 수년간 연평균 20% 이상 고성장을 지속해왔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 트렌드가 바뀌는 과정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비대면 쇼핑이 급증한 덕분이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최후 보루로 여겨졌던 신선식품 분야까지 모바일 장보기로 대체되면서 전체 유통산업의 절반 이상을 온라인이 차지할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3년차에 접어들고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상품 경쟁력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이커머스 산업의 성장세도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명품을 앞세운 백화점을 비롯해 편의점과 창고형 할인점 등 오프라인 채널의 성장세는 코로나19에도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올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을 10%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상승세는 유지되지만 당분간은 저성장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는 쓱닷컴을 비롯해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신선식품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IPO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선식품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다. 올해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IPO를 진행하면서 투자 유치 경쟁도 한층 가열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송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물류센터 등 인프라 투자가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하는 상황인 만큼 먼저 투자해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서비스 개선 등을 위해 숙련된 IT개발자 영입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업계로서는 수익성 악화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 외에도 주요 기업들이 수시로 개발자 채용에 나서면서 업계에서는 ‘쓸 만한 인력들은 씨가 말랐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다.
쓱닷컴의 경우 유능한 개발자 영입을 위해 강남으로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보통 공채 한 번에 100명이 넘는 인력을 영입할 정도로 개발자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인건비 부담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의 특성 상 전체 인력 중 절반 이상이 개발자로 이뤄지다 보니 규모가 커질수록 인건비가 급증하는 구조다.

특히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개발자의 경우 보통 억대 연봉 수준이다 보니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유능한 개발자 영입을 위해 연봉 수준을 높이는 것은 물론 팀 구성 권한까지 주는 경우도 많다”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구현하는 일을 개발자가 하다 보니 경쟁적으로 투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주요 기업들의 증시 상장이 예정돼 있는 만큼 투자 유치를 위해 거래액을 높이려는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할인, 쿠폰 등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 개선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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