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술' 소주, 양주에 역전당했다…코로나가 바꾼 마트 주류 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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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3.28. 오전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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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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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서 양주 매출, 소주 제쳐
홈술·홈파티 확산에 지각변동
대형마트에서 양주 매출이 처음으로 소주를 제치는 등 국내 가정용 주류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홈술’과 ‘홈파티’ 문화가 확산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주보다 위스키 등 고급 술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국내 최대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주류 매출에서 양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6.3%로 소주(15.8%)보다 높았다. 올 1분기 사상 처음 분기 기준으로 양주 매출이 소주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주엔 위스키를 비롯해 보드카, 진, 럼, 테킬라 등이 포함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만 해도 이마트의 연간 주류 매출에서 양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8.1%에 불과했다. 18.6%이던 소주 비중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 양주 소비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양주 매출 비중은 2020년 9.9%, 지난해 12.6%로 커졌다. 매출은 매년 40%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소주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마트의 소주 매출은 2020년 5%, 지난해 3.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6.8%, 지난해 15.3%로 오히려 줄었다. 또 다른 국내 대형마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소주 매출 비중은 2019년 17.6%에서 올해 14%로 축소된 반면 양주는 6.5%에서 16.4%로 확대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용 주류 시장에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된 것이 시장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2030세대 사이에서 홈술과 홈파티 문화가 급속히 번졌다. 이들이 소주보다 위스키나 보드카 등을 마시기 시작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젊은 층은 다양한 레시피로 칵테일을 만들어 마실 수 있다는 점, 소량만 마시고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양주를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이마트 분석 결과 지난해 위스키 구매자 중 20·30대 비중은 46.1%로 2019년 39%보다 높아졌다. 반면 소주 구매자 중 20·30대 비중은 24%에 그쳤다. 특히 20대 비중은 3%에 불과해 젊을수록 소주를 외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맥캘란, 발베니 등 인기 위스키가 입고된다는 소문이 돌면 20·30대 소비자들이 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기도 한다”며 “양주 매출이 소주를 뛰어넘은 현상은 코로나19 이전엔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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