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 외치던 MZ, 이젠 ‘짠테크’ 소비… “배달 줄이고, 편의점 도시락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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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에 사는 주부 전 모(35)씨는 최근 쿠팡 상품 가격 변동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500원이라도 아끼는 중이다.

그는 “생활비를 아무리 줄여도 대출금, 관리비처럼 고정으로 나가는 돈은 줄일 수가 없다”며 “채소, 간장같이 반찬 만들 때 필요한 식료품들은 앱에서 내가 원하는 가격을 설정해 놨다가 그 밑으로 떨어졌다는 알림이 올 때만 산다”고 말했다.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외식비와 식료품 배달비 등을 줄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외식·배달업계에서는 적극적인 할인 행사로 소비자 눈길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물가에 저렴한 도시락을 파는 편의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배달 앱 이용자 줄고 최저가 알림 앱 이용자 늘고

앱스토어에서는 ‘짠테크(아낀다는 ‘짠’과 재테를 합친 말)를 위한 앱이 배달 앱을 밀어내고 상위에 오르고 있다.

쿠팡 상품 가격 변동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앱 ‘폴센트’는 매달 이용자 수가 늘고 있다. 폴센트는 지난해 연말 다운로드 수가 5000회에 그쳤으나, 올해 8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5만 회를 기록했다. 8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배 늘었다.

저렴한 도시락을 파는 편의점과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앱도 인기다. NHN데이터가 펴낸 ‘2023년 상반기 앱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이 기간 편의점 앱 설치 수가 작년(2022년)보다 약 25% 늘었다. 고물가에 맞춰 저렴한 도시락을 출시한 덕이다. 또 더벤티·메머드오더·컴포즈 같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앱 설치 수도 30% 이상 증가했다.

반면,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같은 배달 플랫폼 주요 3사는 올해 상반기 월평균 이용자 수가 뒷걸음쳤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플랫폼 3사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약 2939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감소했다.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동기 대비 배달의민족은 1.8%, 쿠팡이츠는 10.7%, 요기요는 2% 줄었다.

직장인 이세민(32)씨는 “몇 년 전에는 ‘욜로(YOLO·현재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외치며 살았는데 물가가 많이 올라 이제 욜로를 할 수가 없다”며 “혼자 사니까 배달로 낭비되는 돈이 생각보다 많아 배달을 제일 먼저 끊었다”고 말했다.

지난 8일부터 파리바게뜨는 2주간 아메리카노 990원 행사를 진행한다. / new1 제공

할인 행사로 소비자 마음 잡기에 나선 기업들

외식·이커머스 업계는 고물가에 소비를 줄이고 있는 소비자 마음을 돌리고자 가격할인과 이벤트 등을 동원하고 있다.

맘스터치 일부 매장에서는 지난달부터 밤 9시 이후 매장을 방문하면 주요 상품을 최대 반값으로 할인해 주는 행사를 마련했다.

파리바게뜨 역시 2900원에 팔던 ‘카페 아다지오 시그니처’ 아메리카노를 한시적으로 3분의 1 수준인 990원에 팔기 시작했다. SPC 관계자는 “매일 커피를 마시지만,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한 이벤트”라고 했다.

배달플랫폼 업계는 소비자들이 배달비를 아낄 수 있는 묶음 배달 서비스를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우아한형제들은 ‘알뜰배달’, 지난 6월 쿠팡은 ‘쿠팡이츠 멀티배달’, 지난달 요기요는 ‘실속배달’을 출시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1 ‘한집배달’ 서비스 배달비가 부담스럽다는 소비자 의견이 있었다”며 “배달비가 낮아지면 배달 주문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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