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체 주력' 흰우유 소비 줄어도 가공유는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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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1.14. 오전 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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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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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초코·딸기·커피 우유 연매출 늘어
맛·향 다양화해 거부감 적어
초등학생 등 주 소비층 중심 판매량 증가한 듯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주요 유업체가 주력으로 삼는 흰우유 매출은 내림세가 계속되는 반면, 바나나와 초코·딸기·커피 등의 맛과 향을 첨가한 가공유 시장은 성장세를 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율 감소와 대체 상품의 등장으로 흰우유가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맛과 구성을 다양화한 제품들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하나로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14일 시장조사업체 마켓링크에 따르면 국내 우유시장에서 흰우유와 가공유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매출액이 한풀 꺾인 뒤 2021년을 기점으로 상반된 성적표를 내고 있다. 흰우유는 2020년 1조8001억원에서 매년 매출이 감소하며 지난해 1조4834억원으로 떨어졌고, 올해도 3분기까지 1조100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줄었다.

가공유는 다른 흐름이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오르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바나나우유는 이 기간 매출 21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가량 증가했다. 딸기우유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906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7% 이상 성장했다. 초코우유와 커피우유의 3분기까지 매출도 각각 1431억원과 4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59억원과 482억원에 근접했다. 가공유는 특히 지난해 연간 매출 추이에서 성과가 두드러졌는데, 흰우유 매출이 전년 대비 4.47% 감소한 상황에서도 바나나와 초코, 딸기, 커피 우유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공유의 성장 흐름은 유업체의 생존 전략과 맞닿아있다. 제조사 전체 매출의 65%가량을 차지하는 흰우유 소비가 해마다 주는 데다 멸균우유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수입산이나 유통 채널의 자체브랜드(PB) 제품이 시장성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유업체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흰우유가 성장기 어린이나 중·장년층 건강을 위한 필수 식품처럼 인식돼 소비를 장려했으나 이제는 우유를 대체할 건강음료가 많아졌고, 흰우유만으로 국한해도 경쟁 품목이 늘었다"며 "맛과 향을 다양화한 가공유는 전체 우유 시장의 소비층을 확대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요 판매 채널 가운데 우유를 소비하는 주 연령층인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편의점의 우유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백화점과 할인점, 체인슈퍼, 일반식품점 등을 모두 합친 전체 소매점의 우유 매출은 2조1766억원으로 전년 대비 0.35% 감소했으나 편의점 우유 매출은 6261억원으로 7.57% 증가해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업계 관계자는 "주 소비층인 10대들이 코로나19 이후 등교 정상화에 접어들면서 지난해 일부 채널을 중심으로 가공유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유업체가 흰우유보다 가공유의 가격 상승 폭을 높게 책정해 손실을 만회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원유 기본가격이 음용유를 기준으로 ℓ당 88원 오르면서 주요 유업체들이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했는데 흰우유는 3~4%대로 인상 폭을 제한했으나 가공유는 10% 안팎으로 오름폭을 차등해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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