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소주값 1병에 7000원 육박할 전망
정부, 주세 개편 작업 착수하이트진로가 생산하는 ‘참이슬’과 ‘테라’ 등 일부 주류 제품 가격이 오른다. 주류 소비가 증가하는 연말을 앞두고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도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인상으로 식당·주점에서 판매되는 소주 가격은 병당 최대 7000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류 가격 인상으로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주류업체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현실화하면서 정부도 소주와 위스키 가격을 낮추기 위한 주세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9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이날부터 소주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가 6.95% 인상된다. 360㎖ 병 제품과 1.8ℓ 미만 페트류 제품이 이번 인상 품목이다. ‘테라’와 ‘켈리’ 등 맥주도 이날부터 평균 6.8% 인상된다. 앞서 오비맥주도 지난달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올린 바 있다.
이날 하이트진로까지 주류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 인상으로 음식점이나 주점 등에서 파는 소주 가격은 병당 5000원을 넘어 6000~7000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주류업계가 출고가를 올리면서 병당 4000~5000원 수준이던 식당 소주 한 병 가격은 5000~6000원으로 뛰었다. 여기에 최근 맥주 가격도 병당 7000~8000원으로 오른 만큼 ‘소맥’(소주+맥주) 가격은 1만3000원에서 최대 1만5000원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월 소주 출고가를 7.9% 인상하며 1081원이던 출고가가 1166원으로 병당 85원 인상됐다. 이번에도 기존 출고가에 6.95%의 인상률을 적용하면 병당 81원씩 올라 출고가가 1247원이 된다. 일반적으로 소주 출고가가 100원 미만으로 오르더라도 식당 가격은 1000원씩 올랐던 만큼 올해 역시 1000원 단위 인상을 시행하는 업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다른 소주업체도 연쇄적으로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처음처럼’과 ‘새로’ 등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소주와 맥주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인상 시기와 인상률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주 가격이 오르면서 정부의 주세 개편 논의도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소주와 위스키 등 국산 증류주에 대한 과세표준에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준판매비율은 개별소비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제조장 반출 가격에 기준판매비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만큼 과세표준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그만큼 소주·위스키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기준판매비율은 앞서 국산차와 수입차 간 과세 형평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지난 7월 도입된 바 있다.
기준판매비율 제도는 수입 주류와 국내 주류 간 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왔다. 수입 주류는 수입 신고가를, 국산 주류는 제조원가·판매관리비 등을 더한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하는데 이런 구조 탓에 국산 주류의 세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이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기준판매율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와 국세청은 기준판매율을 최대 40%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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