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소변맥주' 파동…中 식품 포비아 재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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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0.25. 오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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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맥주’ 논란에 편의점 매출 최대 30%↓
수입사 해명에도 소비자 불안 여전
중국산 식품 불매운동 확산 가능성
"양꼬치 먹을 때마다 칭다오 맥주 곁들여서 즐겨 마셨는데, 소변맥주라니 생각만 해도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섭니다. 앞으로 다시는 마실 일 없을 겁니다."



중국의 대표 맥주 중 하나인 ‘칭다오(靑島)’의 산둥성 공장에서 일명 ‘소변 테러’가 발생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빠르게 손절에 나서고 있다. 수입사 측은 국내 판매 제품과는 무관하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중국산 식품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재발하면서 해당 제품은 물론 중국산 수입 식품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1~23일 칭다오 맥주의 편의점 매출액은 전주 동기 대비 최대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A 편의점은 직전 주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8% 급감했고, B 편의점(25.0%)과 C 편의점(-18.9%), D 편의점(-13.0%) 등 국내 주요 편의점 4사 모두 두 자릿수의 판매액 감소세를 보였다.

칭다오 맥주의 판매 급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간 이른바 ‘소변맥주’ 영상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 SNS 웨이보에 중국 산둥성 핑두시 칭따오 제3공장에서 작업복과 헬멧을 착용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장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은 국내에서도 빠르게 퍼져나가며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중국 산둥성에 위치한 칭따오 맥주 생산공장에서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맥주 원료에 소변을 보는 영상.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국내 수입사 비어케이는 서둘러 불 끄기에 나섰다. 비어케이는 입장문을 통해 “칭다오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분리해 별도의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는데, 영상 속 제3공장은 내수용(중국용) 맥주만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따라서 현재 비어케이가 수입하고 있는 칭다오 전 제품은 해당 공장과는 무관한 제품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설명 자료를 통해 "해당 제조업소는 국내에 해외 제조업소로 등록되지 않았으며, 이곳에서 제조된 맥주는 국내 수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수입 제품에 대해 해외 제조업소를 등록한 뒤 국내에 수입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수입사와 식약처가 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해당 영상이 퍼지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해당 제품의 불매운동이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현재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출용은 아니라지만 내수용만 그랬겠냐, 터질 게 터진 것”, “먹을 것 갖고 장난치는 중국맥주에 용서는 없다”, “알몸김치에 소변맥주에 중국 도대체 왜 이러나? 영원히 안녕” 등 격앙된 반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로 국내 시장의 중국맥주 판매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일본 등 다른 수입국 맥주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맥주의 국내 수입액과 수입량은 각각 3644만 달러(약 490억원)와 4만6504t으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일본 맥주의 수입이 큰 폭으로 늘며 1위를 탈환했다.

올해 1∼9월 중국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줄어든 2729만 달러(약 37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맥주 수입액의 16.1%를 차지하는 것으로, 수입국별로 보면 중국은 일본(3597만 달러)과 네덜란드(2774만 달러)에 이어 3위였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맥주의 누적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0.1% 늘었고 수입량도 227.7% 급증했다.



중국산 수입식품의 위생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만 해도 지난 3월 중국식 절임 채소인 쏸차이(酸菜) 공장의 비위생적인 식품 제조 모습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고, 2021년에는 김치 공장에서 나체의 남성이 몸을 담근 채 배추를 절이는 모습이 포착된 소위 ‘알몸 김치’ 사건이 발생하며 국내 식당에서 중국산 김치를 거부하는 중국산 김치 포비아(공포증)가 확산된 바 있다.

식약처가 발표한 국가별 수입식품 부적합 건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국 식품의 부적합 건수는 470건으로 전체 1414건 가운데 33.2%를 차지했다. 수입량 1위 국가인 미국의 130건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치다. 중국산 위해식품의 원인으로는 지난해 기준 미생물이 19.4%로 가장 높았고, 잔류농약(18.9%)과 기구 또는 용기·포장 유래 물질(18.6%), 식품첨가물(10.3%), 위생관리(7.1%) 등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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