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강릉] [앵커]
이미 가을걷이가 끝났을 시기인데, 평창 고랭지 밭의 배추는 그대로 방치돼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무름병이 돌아 수확을 못 한 농가가 많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이런 배추가 내년에도 병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평창군 방림면에 배추밭.
5,000㎡가 넘는 배추밭 고랑마다 상한 배추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올 가을, 배추 전체가 무름병에 걸려 수확을 아예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수천만 원대 피해를 본 농민들은 사람을 사 배추를 뽑아낼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정평국/평창군 방림면 계촌4리 이장 : "인건비하고 나면 가뜩이나 배추 팔지도 못하는데 이거 이걸 갖다가 어떻게 처리할 방법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할 수 없이 밭에다가 그냥 놓고선 로터리 치는 수밖에 없어요."]
올 가을, 하도 병이 심했던 탓에 이 마을에서만 밭 40만여㎡가 똑같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가을 수확이 끝난 배추밭입니다.
병에 걸려 망가진 배추가 이렇게 그대로 방치돼 얼어붙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년입니다.
병에 걸린 농작물을 안 뽑고 버려두면 내년, 병해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뿌리혹병 병원균이 토양에 묻혀 있는 경우, 토양 표면에 있는 것보다 생존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배추를 뿌리까지 뽑아 내 토양 내 병원균 밀도를 낮추라고 조언합니다.
[박수형/고령지농업연구소 고령지소득작물연구실 농업연구관 : "뿌리 속에 살아남아 있는 곰팡이라든지 세균이라든지 이런 게 겨울 동안에 죽지 않고 생존해있으면서 이듬해에 배추를 재배하는데 또 악영향을 끼칠 수가 있어요."]
하지만 농민들은 당장 처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어 벌써부터 내년 병해 확산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초희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영상편집:김진호